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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쓰는 법

2018. 6. 25. 18:56

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 이원석 / 유유 / 2016.12.14


 책을 고르고 읽은 시간이 무색하게 금방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책의 주제와 내용. 독서가라면 한 번 쯤 안타까워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은 그 아쉬움이 오래도록 남아 기록이라도 남겨봐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마음에 서점이나 도서관의 서가를 두리번거리다 나처럼 『서평 쓰는 법』 같은 제목의 책을 들춰보지 않았을까.


 저자 스스로가 독서의 완성이자 글쓰기의 시작으로 서평을 선택했고, 서평으로 저자의 정체성을 빚어 현재는 자신을 서평가라고 칭할 수 있게 된 사람인지라, 서평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서평 쓰기를 전파하는 『서평 쓰는 법』은 181쪽의 재생종이로 인쇄한 작고 가벼운 책이지만 책의 구조와 내용을 살펴보면 개론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목차부터 체계적으로 정돈되어 있는데, 1부는 서평의 본질과 목적을 살피면서 서평을 정의하고 2부는 서평의 전제와 요소를 토대로 서평 쓰기의 방법을 일러주고 있다. 저자가 나눈 분류와 다르게 독자 입장에서는 총 8개의 중분류 중 (번호는 7까지 매겨져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서평의 방법을 모아담은 챕터가 8의 역할을 한다) 1~5는 서평 자체를 다루고 6~8이 서평쓰기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을 읽은 온라인 서점의 북 리뷰 중 상당수가 1의 서평과 독후감을 비교해 쓴 챕터를 주로 인용하는데, 서평과 독후감을 구분하지 않고 명명해온 이들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저자가 비교와 예시를 통한 비유를 선호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비교를 통한 맥락화」에서 고병권의 『화폐, 마법의 사중주』를 읽은 정정훈과 백승욱의 서평 비교가 대표적인 예다.


 이 책에서 돋보이는 지점은 서평의 요소 중 평가를 소개하는 7이다. 서평에서 평가의 의미와 요소를 분류하여 공들여 설명하고 있기도 하고, 독자가 추상적으로 서평을 떠올릴 때 평가는 쉽게 간과되는 지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독후감보다 심리적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평가는 전문분야와 선이해를 바탕으로 하기에 저자든 독자든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동시에 서평 저자의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요소이다.


 7은 서평의 요소 중 하나인 평가를 안내하는 단락일 뿐임에도 서평에 대한 여러 관점을 공들여 선행해 쌓아온 이 책의 정점으로 읽힌다. 앞서 언급한 서평의 본질과 목적, 전제 등을 명증하게 드러내는 지점이 서평의 평가 기능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책 제목처럼 ‘서평 쓰는 법’을 알고 싶어 책을 고른 독자 입장에서 ‘서평’보다 ‘쓰는 법’에 방점을 두기 쉽고, 그러기에 ‘쓰는 법’은 서평쓰기 역시 통상적인 글쓰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 듯하다.


 『서평 쓰는 법』을 읽기 전후, 이 책의 여러 리뷰를 살펴보았다. 『서평 쓰는 법』을 읽은 독자라고하기엔 서평보다 책 소개나 독후감에 가까운 글들이 주를 이루었다. 여전히 서평 쓰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유려한 미문을 구사하지는 않는다. 성실하고 친절하게 정보를 전달하면서 강단 있게 의견을 개진하는 모범생 같은 책이다. 뛰어나거나 특색 있지 못해도 부지런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글을 읽어내면 너도 서평을 쓸 수 있다고, 책의 문체가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Posted by 앓음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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